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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뇌졸중과 심근경색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듣는 질병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승훈 교수는 30대부터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건강 상식 중 많은 부분이 잘못됐습니다. "저는 평생 저혈압이에요", "혈압약은 한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해요", "콜레스테롤은 무조건 나쁜 거예요" 같은 말들이 대표적입니다. 이승훈 교수는 이런 오해들을 하나씩 풀어줍니다. 구체적인 숫자와 방법도 알려줍니다.
1부: 고혈압, 제대로 알고 계신가요?
저혈압은 병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저는 평생 저혈압이었어요"라고 말합니다. 특히 마른 체형의 여성분들이 혈압을 재면 90/60 정도가 나옵니다. 그런데 이것을 병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승훈 교수는 "일반적인 저혈압은 병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평상시 혈압이 낮은 것은 오히려 좋습니다. 마른 사람은 몸이 필요로 하는 혈류량이 적습니다. 그래서 심장이 천천히 뛰고 혈압도 낮게 유지됩니다.
진짜 문제가 되는 저혈압은 따로 있습니다. 기립성 저혈압은 누워있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생깁니다. 또 하나는 저혈량성 쇼크입니다. 이것은 중환자실에서 볼 수 있는 심각한 상태입니다.
평상시 혈압이 낮다고 해서 문제는 아닙니다. 오히려 나이가 들면 고혈압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나는 원래 저혈압이니까 고혈압은 안 걸릴 거야"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고혈압의 진실과 측정 방법
고혈압의 진단 기준은 한국에서 140/90 이상입니다. 미국은 130/80을 기준으로 합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이를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이승훈 교수는 혈압 측정 방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병원에서 재는 혈압은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백의 고혈압이라고 해서, 병원에만 오면 긴장 때문에 혈압이 평소보다 15 정도 높게 나옵니다. 심지어 교수 본인도 집에서는 120인데 건강검진 때는 138이 나왔다고 합니다.
교수가 권장하는 방법은 5만원 정도의 전자 혈압계를 구입해서 집에서 측정하는 것입니다. 측정 방법은 간단합니다. 식탁에 팔을 올려놓습니다. 팔뚝과 심장의 높이를 같게 합니다. 2분 정도 명상하며 안정을 취합니다. 그다음 혈압을 측정합니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첫 번째 측정값은 버리세요. 두 번째 값을 기록하세요. 첫 번째는 긴장 때문에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일정한 시간에 꾸준히 측정하세요. 그러면 자신의 혈압 패턴을 알 수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140/90을 넘으면 병원을 방문하세요.
고혈압의 무서움
고혈압이 무서운 이유는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이승훈 교수는 "999% 무증상"이라고 표현합니다. 많은 분들이 두통이나 뒷목이 당기는 것을 고혈압 증상으로 생각합니다. 이것은 잘못된 상식입니다.
두통이 있어서 혈압을 재면 높게 나옵니다. 그런데 이것은 고혈압 때문에 머리가 아픈 게 아닙니다. 머리가 아파서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혈압이 올라간 것입니다.
고혈압의 진짜 무서움은 뇌졸중과 심근경색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라는 점입니다. 전체 위험요인 중에서 고혈압이 차지하는 비중이 30~40%입니다. 압도적 1위입니다. 당뇨나 고지혈증은 각각 10~20% 정도입니다.
혈압약, 언제 먹어야 할까?
많은 분들이 "혈압약은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말 때문에 약 먹기를 망설입니다. 이승훈 교수는 이것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설명합니다.
중년기(40~50대)의 고혈압은 기능적 고혈압인 경우가 많습니다. 스트레스, 비만, 과도한 긴장 등으로 혈압이 높아진 것입니다. 체중을 감량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약을 끊을 수 있습니다.
노년기(60대 이상)의 고혈압은 다릅니다. 혈관이 딱딱해지는 기질적 변화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약물 치료가 필수입니다.
교수는 오히려 일찍 먹을수록 좋다고 강조합니다. 약을 먹어서 혈압을 조절하면 혈관 손상이 적어집니다. 나중에 적은 용량으로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반대로 방치하면 혈관이 점점 망가집니다. 나중에는 여러 가지 약을 많은 용량으로 먹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2부: 고지혈증, 오해와 진실
콜레스테롤은 필수 영양소입니다
많은 분들이 콜레스테롤을 무조건 나쁜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승훈 교수는 "콜레스테롤은 엄청나게 중요한 필수 영양소"라고 말합니다. 콜레스테롤이 없으면 사람은 살 수 없습니다.
콜레스테롤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모든 세포막의 구성 성분입니다. 우리 몸의 모든 세포에는 일정 비율로 콜레스테롤이 박혀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세포를 보호하는 경호원 역할을 합니다.
둘째,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만듭니다.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대응하는 호르몬이 콜레스테롤로 만들어집니다.
셋째, 성호르몬을 만듭니다.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 모두 콜레스테롤에서 시작됩니다.
콜레스테롤이 부족하면 큰일입니다. 세포가 제대로 구성되지 못합니다. 스트레스에 대응하지 못합니다. 생식 기능도 떨어집니다. 문제는 과다일 때입니다.
고지혈증은 병이 아니라 상태입니다
이승훈 교수는 "고지혈증은 병이 아니라 상태"라고 말합니다. 간이 열심히 콜레스테롤을 만드는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닙니다.
2만 년 동안 인류는 배고픔과 싸워왔습니다. 간이 콜레스테롤을 열심히 만드는 것은 생존에 필수적이었습니다.
문제는 1900년대 이후에 시작됐습니다. 농업혁명과 산업화로 하루 세 끼를 먹게 됐습니다. 야식까지 먹습니다. 간은 여전히 2만 년 전 유전자대로 열심히 콜레스테롤을 만듭니다. 우리는 너무 많이 먹습니다. 그래서 콜레스테롤이 과다해지는 것입니다.
LDL 콜레스테롤 기준은 일반인의 경우 160 이하입니다. 이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는 70 이하로 낮춰야 합니다.
식이조절의 한계와 약물 치료
많은 분들이 "음식 조절하면 되지 않나요?"라고 물어봅니다. 이승훈 교수는 "콜레스테롤은 식이조절만으로는 개선이 매우 어렵다"고 말합니다.
당뇨는 식이요법으로 굉장히 효과를 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고지혈증은 극단적으로 적게 먹지 않으면 떨어지지 않습니다.
운동으로도 콜레스테롤은 태워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콜레스테롤은 에너지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방은 운동하면 에너지로 사용되어 줄어듭니다. 콜레스테롤은 호르몬이 되거나 소화액이 되는 것 외에는 소비될 방법이 없습니다.
스타틴이라는 콜레스테롤 약에 대한 음모론도 있습니다. "제약회사가 돈 벌려고 만든 것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하지만 현재 스타틴은 특허가 만료되어 매우 저렴합니다. 환자 부담금이 수백 원 정도입니다.
스타틴의 부작용은 근육통이나 쥐가 나는 정도입니다. 고혈압약보다 훨씬 적습니다.
3부: 뇌졸중, 알면 예방할 수 있습니다
뇌졸중의 두 가지 유형
뇌졸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입니다. 뇌경색이 전체의 70%를 차지합니다. 뇌출혈이 30%입니다.
뇌경색의 증상은 한쪽 팔다리 마비나 언어장애입니다. 골든타임은 4.5시간에서 6시간입니다. 이 시간 내에 병원에 도착하면 좋습니다. 혈전용해제를 쓰거나 혈전제거술로 막힌 혈관을 뚫을 수 있습니다. 성공률이 80~90%로 매우 높습니다. 환자가 마비 상태로 왔다가 치료 후 바로 일어나서 걸어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뇌출혈은 다릅니다. 극심한 두통과 구토가 특징입니다. 사망률이 20~40%로 매우 높습니다. 치료의 한계가 있습니다. 터진 혈액을 치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뇌는 물처럼 무른 조직입니다. 혈액을 닦아내려고 하면 오히려 더 손상됩니다.
뇌출혈의 두 가지 종류
뇌출혈도 다시 두 가지로 나뉩니다. 뇌실질 출혈과 지주막하 출혈입니다.
뇌실질 출혈은 뇌 안쪽 작은 혈관에서 터지는 것입니다. 원인은 압도적으로 고혈압입니다. 주로 65~70세 이상에서 발생합니다. 고혈압으로 작은 혈관이 오랫동안 손상됩니다. 어느 순간 터지는 것입니다. 평소 고혈압 관리를 잘하면 예방할 수 있습니다.
지주막하 출혈은 훨씬 더 위험합니다. 뇌를 감싸고 있는 큰 혈관에서 터집니다. 사망률이 50%입니다. 발생 즉시 사망하는 경우가 1/3입니다. 살아도 중증 장애가 남는 경우가 1/3입니다.
더 무서운 것은 30~60대의 젊은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한창 일할 나이에 갑자기 사망하거나 식물인간이 되는 것입니다.
동맥류, 미리 발견하면 예방할 수 있습니다
지주막하 출혈의 주요 원인은 동맥류입니다. 동맥류란 혈관벽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것입니다. 이것이 터지면 지주막하 출혈이 발생합니다.
동맥류는 선천적으로 혈관이 약해서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후천적으로 생깁니다. 고혈압과 담배가 주요 원인입니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동맥류를 미리 발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MRI나 MRA 검사로 터지기 전 상태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비용은 30~50만원 정도입니다.
동맥류가 발견되면 어떻게 할까요? 코일 색전술이나 클리핑 수술로 완치할 수 있습니다. 터지기 전에 발견하면 100% 예방이 가능합니다.
이종욱 WHO 사무총장님과 배우 강수현 씨가 지주막하 출혈로 돌아가셨습니다. MRI만 찍었어도 예방할 수 있었던 안타까운 사례입니다.
이승훈 교수는 30~40대에 한 번, 50대 이상은 정기적으로 MRI를 찍어볼 것을 권장합니다.
4부: 당뇨, 숫자로 관리하세요
당화혈색소 6.0이 분기점입니다
당뇨는 혈당으로 진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당화혈색소가 더 중요한 지표입니다. 당화혈색소는 지난 3개월간의 평균 혈당을 보여줍니다.
정상은 5.5% 이하입니다. 6.0%를 넘어가면 위험 신호입니다. 6.5% 이상이면 당뇨로 진단됩니다. 7.0% 이상이면 약물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승훈 교수는 이것을 대출 금리에 비유합니다. 5%대는 괜찮습니다. 6%는 조심해야 합니다. 7%는 저축은행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당뇨의 특징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약 없이 생활습관 개선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체중을 감량하고 운동을 하면 당화혈색소가 떨어집니다. 실제로 교수 본인도 6.2가 나왔습니다. 체중 감량 후 5.7대로 내려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방치하면 점점 더 많은 약이 필요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집니다. 한 개로 막을 것을 세네 개 써도 안 되는 상황이 됩니다. 일찍 관리할수록 유리합니다.
실천편: 건강한 삶을 위한 8가지 핵심과 한국형 추가 수칙
미국 심장협회가 제시한 건강 수칙을 이승훈 교수가 한국 실정에 맞게 정리했습니다. 막연한 건강 관리가 아닙니다. 구체적인 숫자 목표를 제시합니다.
첫째, 혈압을 130/80 이하로 유지하세요. 5만원짜리 가정용 혈압계를 구입하세요. 매일 일정 시간에 측정하세요. 140/90이 지속되면 병원을 방문하세요.
둘째, 혈당을 당화혈색소 6.0 이하로 유지하세요. 1년에 한 번 검사하세요. 6.0을 넘으면 생활습관을 개선하세요. 6.5 이상이면 의사와 상담하세요.
셋째, 콜레스테롤을 LDL 160 이하로 유지하세요. 1년에 한 번 검사하세요. 이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을 경험한 환자는 70 이하를 목표로 하세요. 필요하면 약물 치료를 받으세요.
넷째, 운동은 하루 만보를 목표로 하세요. 미국 기준으로는 하루 두 시간 반 운동입니다. 한국에서는 만보 걷기가 이해하기 쉽습니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 혈관 탄력성이 증가합니다. 운동 후 혈압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섯째, 식사는 소식과 건강식을 하세요. 과식은 금물입니다. 짜게 먹지 마세요.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세요.
여섯째, 체중은 체질량지수 18.5~25를 유지하세요. 비만은 모든 질환의 위험인자입니다. 체중 감량만으로도 혈압과 당뇨가 개선됩니다.
일곱째, 금연은 필수입니다. 담배는 혈관을 직접 손상시킵니다. 동맥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즉시 금연하세요.
여덟째, 수면은 8시간을 자야 합니다. 충분한 수면이 필수입니다. 수면 장애가 있으면 의사와 상담하세요.
마지막으로 한국형 추가 수칙이 있습니다. 바로 MRI 검진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드물게 MRI를 저렴하게 찍을 수 있는 나라입니다. 30~40대에 한 번, 50대 이상은 정기적으로 뇌 MRI를 찍으세요. 동맥류를 조기 발견하면 급사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네 가지 숫자만 기억하세요
이승훈 교수는 말합니다. "막연한 건강 관리가 아니라 구체적인 숫자 목표가 중요합니다."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면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꼭 기억해야 할 숫자는 네 가지입니다. 혈압 130/80, 당화혈색소 6.0, LDL 콜레스테롤 160(일반인) 또는 70(환자), 그리고 하루 만보입니다.
이 네 가지 숫자만 기억하고 관리해도 뇌졸중과 심근경색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30대부터 시작하면 50~60대의 비극을 막을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건강검진 결과지를 꺼내보세요. 오늘부터 숫자를 관리하기 시작하세요.
병을 무서워하지 마세요. 관리하면 됩니다. 건강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네 가지 숫자를 기억하세요. 1년에 한 번 검사하세요. 필요하면 약을 먹으세요. 가능하면 MRI 한 번 찍어보세요. 이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승훈 교수는 말합니다. "내 몸은 내가 잘 안다는 말이 가장 큰 거짓말입니다." 고혈압도, 당뇨도, 고지혈증도 모두 무증상입니다.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숫자로 관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숫자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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