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제: 동일 주파수·동일 위상 구동 시 불균형

전제 조건

두 개의 LLC 모듈을 병렬로 연결하되, 스위칭 주파수와 기본파 위상을 동일하게 제어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인터리빙 운전이나 EMI 관리 측면에서 이 조건은 실무적으로 자연스러운 요구사항입니다.

LLC 이득의 구조적 특성

LLC 컨버터의 전압 이득은 스위칭 주파수(fs)와 공진 주파수(fr)의 관계에 의해 결정됩니다. 공진 주파수는 직렬 공진 인덕터(Lr)와 공진 커패시터(Cr)로 정해집니다.

fr = 1 / (2π√(Lr · Cr))

fs가 동일할 때, fr이 다르면 각 모듈이 이득 곡선상의 서로 다른 지점에서 동작하게 됩니다. 즉 같은 입력 전압, 같은 스위칭 주파수를 인가해도 두 모듈의 출력 전압이 달라집니다.

편차가 불균형으로 이어지는 과정

실제 양산 환경에서 Lr과 Cr의 부품 공차는 통상 ±5% 수준입니다. 두 모듈의 공진 주파수가 각각 fr1, fr2로 다르면, 동일한 fs에서의 정규화 주파수(fs/fr)가 모듈마다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fs = 100kHz로 구동할 때:

  • 모듈 1: fr1 = 100kHz → fs/fr1 = 1.0 (공진점 운전, 이득 ≈ 1.0)
  • 모듈 2: fr2 = 95kHz → fs/fr2 = 1.053 (공진점 위 운전, 이득 < 1.0)

이득 곡선의 기울기가 급한 영역에서는 fr의 작은 차이가 큰 이득 차이로 증폭됩니다. 출력이 병렬로 묶여 있으므로 출력 전압은 동일하게 클램핑되지만, 각 모듈이 분담하는 전류가 달라집니다. 이득이 높은 모듈이 더 많은 전류를 공급하게 됩니다.

불균형이 초래하는 실제 문제

한쪽 모듈에 전류가 집중되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해당 모듈의 스위칭 소자와 트랜스포머에 열이 집중되어 수명이 단축됩니다. 정격 대비 과전류로 인해 보호 회로가 트립될 수 있고, 심한 경우 한쪽 모듈만 과부하 상태로 운전되다 고장에 이를 수 있습니다. 결국 병렬 운전의 본래 목적인 전류 스트레스 분산과 신뢰성 향상이 무의미해집니다.

2. 왜 수동 방식인가?

전류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법은 크게 능동(active)과 수동(passive)으로 나뉩니다.

능동 방식은 전류 센서로 각 모듈의 전류를 실시간 감지하고, 모듈별로 스위칭 주파수나 위상을 개별 조정하여 균형을 맞춥니다. 효과적이지만, 본 글의 전제 조건인 "동일 주파수·동일 위상 구동"과 충돌합니다. 주파수를 모듈마다 다르게 하면 비트(beat) 주파수에 의한 EMI 문제가 생기고, 위상을 개별 조정하면 인터리빙 관계가 깨집니다.

따라서 주파수와 위상을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불균형을 해결하려면, 회로 토폴로지 자체를 수정하여 수동 소자가 자동으로 전류를 균형시키도록 해야 합니다. 추가 제어 루프나 전류 센서가 필요 없다는 점에서 비용과 신뢰성 측면에서도 유리합니다.

3. 수동 전류 균형 방법

Common Inductor Method (CIM) — 공유 인덕터 방식

두 모듈의 직렬 공진 인덕터(Lr1, Lr2)를 병렬로 연결하는 방법입니다.

동작 원리: 두 모듈의 공진 인덕터가 병렬로 연결되면, 인덕터 양단 전압이 동일하게 클램핑됩니다. Lr1과 Lr2에 편차가 있더라도 양단 전압이 같아지므로, 1차측 공진 전류가 자동으로 균형을 이룹니다.

전류 파형 왜곡 현상: CIM에서는 두 모듈의 커패시터 전압(Ucr1, Ucr2)이 일치하지 않는 구간이 존재합니다. 이 구간에서는 한쪽 모듈의 다이오드만 먼저 도통하게 되고, 커패시터 전압이 일치하는 시점(Ucr1 = Ucr2)에서 비로소 양쪽 다이오드가 동시에 도통하여 부하 전류를 나눠 가집니다. 이 과정에서 공진 전류와 다이오드 전류의 파형이 왜곡됩니다. 부하가 증가하면 왜곡 정도가 감소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장점: 전류 균형 성능이 우수합니다. 추가 부품이 최소한이고 제어 변경이 필요 없습니다.

단점: 전류 파형 왜곡으로 인해 출력 전류 리플이 커집니다.

Common Capacitor Method (CCM) — 공유 커패시터 방식

두 모듈의 직렬 공진 커패시터(Cr1, Cr2)를 병렬로 연결하는 방법입니다.

동작 원리: CIM과 대칭적인 개념입니다. 공진 커패시터를 병렬 연결하면 커패시터 양단 전압이 동일해지므로, Cr 편차에 의한 이득 차이가 상쇄됩니다.

장점: CIM과 달리 공진 전류 파형이 왜곡되지 않습니다. 정현파에 가까운 깨끗한 전류 파형을 유지하므로 출력 전류 리플이 작습니다.

단점: 전류 균형 성능이 CIM보다 상대적으로 열세입니다. Lr 편차에 대한 보상 능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기생 파라미터의 영향

실제 회로에서는 공진 소자(Lr, Cr)의 편차뿐만 아니라, 파워 스위치의 온저항(Rds_on) 불일치와 트랜스포머 누설 인덕턴스 불일치 같은 기생 파라미터도 전류 균형에 영향을 줍니다. FHA(First Harmonic Approximation, 1차 고조파 근사) 등가 회로 모델에 이러한 기생 파라미터를 포함시키면, 각 방식의 전류 분배 오차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파라미터 감도 분석 결과를 정리하면:

  • 공진 커패시터(Cr) 불일치 증가 시: CIM이 CCM보다 전류 균형 성능이 우수합니다.
  • 공진 인덕터(Lr) 불일치 증가 시: CIM이 CCM보다 전류 균형 성능이 우수합니다.
  • 여자 인덕턴스(Lm) 불일치 증가 시: 두 방식 모두 영향을 받지만, CIM의 성능이 더 좋습니다.
  • 부하 증가 시: 두 방식 모두 전류 균형 성능이 개선됩니다.

종합하면, CIM은 대부분의 불일치 조건에서 CCM보다 전류 균형 성능이 우수하지만, 전류 파형 왜곡과 출력 리플이 큰 트레이드오프가 있습니다.

Common Resonant Tank (CRT) — 공유 공진 탱크 방식

CIM과 CCM의 한계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두 모듈의 공진 인덕터와 공진 커패시터를 모두 병렬로 연결하는 방법입니다.

동작 원리: Lr과 Cr을 모두 공유하므로, 두 모듈의 공진 탱크 임피던스가 사실상 동일해집니다. Lr 편차든 Cr 편차든 관계없이 양쪽 모듈의 이득이 일치하게 됩니다. CRT의 동작 모드는 기존 다위상 LLC 컨버터와 동일하며, 공진 소자의 수도 CIM·CCM과 같으므로 부피와 비용의 증가가 없습니다.

성능: 파라미터 감도 분석에서 CRT 방식은 공진 커패시터 불일치, 공진 인덕터 불일치, 여자 인덕턴스 불일치, 부하 변동 등 모든 조건에서 CIM과 CCM 대비 전류 균형 성능이 크게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장점: CIM의 우수한 전류 균형 성능과 CCM의 깨끗한 전류 파형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단점: 두 모듈의 공진 탱크가 물리적으로 결합되므로 모듈 간 독립 운전이 불가능합니다. 한쪽 모듈이 고장 나면 나머지 모듈도 영향을 받고, 경부하 시 한쪽을 꺼서 효율을 올리는 phase-shedding 구현이 어렵습니다.

비교 표

항목 CIM (공유 인덕터) CCM (공유 커패시터) CRT (공유 공진 탱크)

전류 균형 성능 우수 보통 가장 우수
전류 파형 품질 왜곡 있음 왜곡 없음 왜곡 없음
출력 리플 작음 작음
Lr 편차 보상 우수 제한적 우수
Cr 편차 보상 우수 우수 우수
Lm 편차 보상 보통 보통 우수
기생 파라미터 민감도 보통 보통 낮음
모듈 독립성 부분적 제약 부분적 제약 독립 운전 불가
Phase-shedding 가능 (제한적) 가능 (제한적) 어려움
추가 부품 수 CIM = CCM = CRT (동일)    
제어 변경 불필요 불필요 불필요

세 방식 모두 추가 제어 루프나 전류 센서 없이 수동 소자만으로 전류 균형을 달성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류 균형 성능과 파형 품질을 모두 중시한다면 CRT가 가장 매력적이고, 모듈 독립성과 phase-shedding이 필요하다면 CIM이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실무 적용 시 고려사항: CCM + 연결 인덕턴스

세 방식을 종합하면, CCM이 성능·파형 품질·모듈 독립성의 균형점으로 가장 실용적입니다.

  • CIM은 전류 균형 성능이 우수하지만 파형 왜곡과 출력 리플이 구조적 한계입니다.
  • CRT는 성능이 가장 좋지만 사실상 스위칭 소자 병렬과 동일하여 모듈 독립성을 잃습니다.
  • CCM은 Lr 편차 보상이 약하지만, 양산 시 Lr을 선별 매칭하면 실무적으로 커버할 수 있습니다. Cr 편차는 CCM이 자동으로 잡아줍니다.

다만 CCM을 적용할 때, Cr1과 Cr2를 직접 병렬 연결하면 커패시터 전압의 순간적인 차이에 의해 큰 순환 전류가 흐를 수 있습니다. 두 커패시터 사이에 임피던스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Cr1-Cr2 연결 경로에 소형 인덕터(Lbal)**를 삽입합니다.

Cr1 ──── Lbal ──── Cr2

이 연결 인덕턴스의 역할은:

  • 순환 전류의 di/dt를 제한하여 스위칭 과도 구간의 돌입 전류 억제
  • 소자 간 순간적인 전류 불균형 방지
  • 정상 상태에서는 공진 주파수 대비 임피던스가 작으므로 CCM의 전류 균형 기능은 유지

Lbal의 크기가 설계 포인트가 됩니다:

  • 너무 크면 → 두 커패시터 사이의 결합이 약해져 CCM 전류 균형 효과가 감소
  • 너무 작으면 → 순환 전류 억제 효과가 부족

공진 인덕터(Lr) 대비 수 % 수준의 소형 인덕터가 출발점이 되며, 시뮬레이션을 통해 순환 전류 억제와 전류 균형 성능 사이의 최적점을 찾아야 합니다.

4. 참고 논문

CIM vs CCM 비교 + CRT 제안 (본 글의 주요 참고 문헌)

  • Sun et al., "Depth comparison of common inductor and common capacitor passive current sharing methods for multiphase LLC converter," IET Power Electronics, 2023. https://ietresearch.onlinelibrary.wiley.com/doi/10.1049/pel2.12578
  • CIM과 CCM의 전류 파형 차이를 규명하고, 기생 파라미터(스위치 온저항, 트랜스포머 누설 인덕턴스)를 포함한 FHA 등가 회로 모델로 전류 분배 오차를 정량 비교합니다. 두 방법을 결합한 CRT 방식을 제안하여 모든 불일치 조건에서 성능 개선을 달성했습니다.

CIM (공유 인덕터)

  • D. Kirshenboim, M.M. Peretz, "A Passive Current Sharing Method With Common Inductor Multiphase LLC Resonant Converter," IEEE Transactions on Industrial Electronics, 2016.
  • 공유 공진 인덕터를 이용한 자동 전류 균형 방법을 제안하고, 600W 프로토타입에서 0.5% 미만의 전류 분배 오차를 달성했습니다.

CIM 수학적 분석

  • "A Passive Current Sharing Method for Two-Phase Common Inductor LLC Resonant Converters and Mathematical Analysis of Current Sharing Effect," IEEE Transactions on Power Electronics, 2022.
  • CIM의 결합 임피던스 모델과 전류 분배 오차에 대한 수학적 분석을 제시합니다.

CCM (공유 커패시터)

  • "A Common Capacitor Multi-phase LLC Converter with Passive Current Sharing Ability," IEEE APEC, 2017.
  • 공진 커패시터 공유 방식으로 1200W 프로토타입에서 전류 분배 오차 0.51%를 달성했습니다.

공유 LC 브랜치 + Phase-shedding

  • "Multiphase LLC Resonant Converter with Natural Current Sharing and Phase-Shedding," 2025.
  • CRT의 모듈 독립성 문제를 개선하여, 공유 LC 브랜치로 전류 균형과 phase-shedding을 동시에 달성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전류 균형 트랜스포머

  • Ahmad et al., "Integrated Current Balancing Transformer Based Input-Parallel Output-Parallel LLC Resonant Converter Modules," IEEE, 2020.
  • 기존 공진 인덕터를 통합하여 자기결합 기반 전류 균형을 달성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